뉴질랜드에 온 걸 후회하니?
가끔씩, 남편이 내게 묻는 말이다.
매번 대답했지만
매번 또 물어본다.
내가 후회하는 것처럼 보였을까?
아니면, 뉴질랜드 와서 너무 행복해~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 걸까? ㅎㅎ
나의 대답은 점점 변해가는 것 같다.
초기엔, "후회해! 그래도 어떻게 왔는데 살아봐야지!"라는 말이 목구멍으로 넘어오지만,
"아직 잘 모르겠어..." 라는 말로 얼버무렸었다.
눈이 획가닥 돌아서 뉴질랜드 가지 않으면 눈 못 감고 죽을 것 같다며 울부짖으며
오자고 한 남편한테 차마 "후회해" 라는 말은 못 하겠더라고.
그렇게 정말 너무나 힘들었던 이민 초기가 지나고
내가 키위회사에 취직을 하고 남편이 취직을 못하고 있던 이민 4년 후 정도에는
"반반이야...."
라고 대답을 했다.
그리고 남편도 키위회사 취직하고 이제 맞벌이가 되니,
돈도 모으게 되고 집도 사고 살만해지게 되었다.
그래서 이제서야
"좀 더 어렸을 때 올걸..."
이라고 대답이 바뀌었다. ㅎㅎ
이유는, 정말 잘 늘지 않는 영어 때문이다.

벌써 뉴질랜드에 온 지 9년이 되었다.
세상에!
내가 한국에 살 때, 누군가 해외에서 9년 정도 살았다 한다면,
영어를 정말 잘하겠구나하고 생각했겠지.
9년이나 살았는데 여전히 버벅거릴지는 꿈에도 몰랐지! ㅋ
이제는 알지,
어렸을 때 오면 1~2년 만에도 원어민 처럼 되고
나처럼 나이 들어서 오면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저~얼대로 영어가 늘지 않는다는 거 ㅎㅎ
남편도 나도 영어 준비는 전혀 안하고
뉴질랜드가 어디 붙어 있는 건지도 전혀 모르고 그냥 따뜻한 남쪽 나라라기에 왔다. ㅋ
난 추운건 질색이거덩.
암튼, 영어하는 나라에 오면
영어가 자연스럽게 느는 줄 알았지. ㅋ
이 말은 맞긴 맞다. 대신 어릴 때 와야 한다.
조기교육에 열 올리는 한국 엄마들 볼 때, "왜 저렇게 극성이람" 했었는데
몸소 체험해보니, 조기교육, 정말 추천!
애들은 그냥 던져놓으면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운다.
어른들은... 귀가 막혔어!! 안돼!! ㅎㅎㅎ
키위 애인을 만들 수도 없고 말이야 ㅎㅎ
암튼, 이민을 굉장히 원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 두려워하는 분들이
저에게 이민 가도 될지를 문의를 하곤 하는데...
이제는 "뉴질랜드 온거 정말 잘한 것 같아요"라고 말할 수 있어요.
오세요. 최대한 빨리 오세요.
아니 로또도 로또를 사야 당첨이 될 것 아닙니까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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